1. 전체개요
원제 : 사랑(Love)
개봉일 : 2007-09-19
장르 : 액션, 드라마
러닝타임 : 104분
감독 : 곽경택
출연 : 채인호(주진모), 정미주(박시연), 유회장(주현), 치권(김민준), 상우(차도진), 놀부(임현성)
* 우직하게 줄곧 사람이야기를 건네온 <친구><똥개><태풍>의 곽경택 감독이 일곱 번째 영화에서 '사랑' 이란 주제로 돌아옵니다만, 그가 말하는 사랑 역시 그 동안 해왔던 사람이야기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820만이 선택한 <친구>가 남자들의 우정과 의리를 보여줬다면 <사랑>은 거칠지만 순수한 남자의 가슴 뜨거운 삶과 사랑에 관한 영화이고, 열 일곱 첫사랑을 향한 '지켜주겠다'는 맹세를 지키려다 인생이 꼬이지만 험한 삶 가운데서도 사랑을 향한 열정만은 잃지 않는 한 남자에 대한 곽경택 감독 특유의 강렬한 드라마를 담았습니다.
* 로맨스에 처음 도전한 곽경택 감독은 "남자 이야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사랑 이야기를 하다보니 너무 힘들었다. 멜로영화는 촬영 당일 배우의 감정 상태나 컨디션 등에 작은 문제만 생겨도 연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진이 다 빠질 정도였다. 개인적으로는 연출 작업에 있어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라고 말했습니다.
* 사랑하는 순간은 치열할지라도 ‘사랑’ 자체는 가장 고귀하고 아름답습니다. '사랑'을 담아내는 영화인 만큼 한 순간, 순간을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특히 조명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곽경택 감독은 말한 바 있고, 영화는 감독과 매 작품을 같이 해온 조명감독 신경만의 손을 거쳐 따뜻하지만 깊고 투박하지만 굵은 부산의 빛과 색을 담아내게 되었습니다. 특히, 냉동창고 씬에서는 흔히 차가운 느낌을 내기 위해 회색이나 블루톤의 조명필터를 사용해왔던 것과는 달리 불꽃 같은 사랑의 열정적인 느낌을 섞어 바이올렛 조명필터를 처음으로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사랑을 지켜내려는 인호와 그 사랑을 방해하는 치권의 격정적인 액션씬이 꼬여버린 운명을 나타내듯 차갑고도 슬픈 느낌으로 표현되었습니다. 곽경택 감독이 매 작품마다 사람들 사는 이야기를 애정있고 뚝심있는 영상으로 표현하는데에는 과장되지 않고 거칠고 선 굵은 액션 스타일도 한몫하며, <비열한 거리>와 <사생결단> 등의 무술 지도와 감독을 맡은 박정률 무술감독에 의한 액션의 합은 질퍽하면서도 리얼리티가 살아있어, 뒷골목에서 상우와의 액션씬이나 대합실 액션씬은 흔들리는 카메라와 함께 마치 관객이 직접 싸우고 때리고 맞아서 아픈 것처럼 생생한 공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 <친구>가 부산의 뒷골목을 담았다면 <사랑>은 영화 속에 부둣가의 풍경을 녹여냅니다. 영도항만, 감천항, 통영 21세기 조선소 등의 남자들의 거친 삶을 보여주듯 투박하지만 굵직한 장소를 통해 표현되며 영화 속 인호의 감성을 대신해내며, 이와 함께 부산 영도의 '구 부산해사고등학교'의 세트활용도 주목할 만한 점이죠. 폐교가 된학교 체육관에 거의 모든 세트를 지어 촬영하고 이 외에도 운동장과 교실을 활용하는 등 장지연 미술감독의 손을 거쳐 놀라운 변신을 꾀했습니다
2. 줄거리 요약
인호(주진모)는 어렸을 적 전학을 간 학교에서 미주(박시연)를 보고는 첫 사랑에 빠진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주 집의 가세가 기울면서 둘은 헤어지게 되고, 세월이 흘러 경부고 유도부원이 된 인호는 자신을 다치게 했던 한 친구의 여동생이 미주라는걸 알게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와 어머니가 갑작스레 죽게 되면서 인호는 미주를 평생 지켜주겠다고 약속을 하게 되지만, 악질 건달 치권(김민준)이 미주 어머니의 노름빚 대신 미주를 데려가려 하면서, 인호는 치권에게 린치를 가하고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됩니다. 이후 미주는 일본으로 떠나고 둘 사이의 연락은 끊기고, 그렇게 형기를 마치고 나온 인호는 부둣가 일꾼으로 일하다 건설회사 유회장(주현)의 눈에 띄어 그의 경호실장으로 승승장구하지만, 그의 첫사랑 미주가 회장의 정부로 곁에 나타나고 인호는 격렬한 갈등에 시달리게 됩니다. 급기야 두 사람은 유회장의 눈을 피해 위험한 사랑에 빠지게 되죠.
3. 개인적 리뷰
이 <사랑>이라는 영화를 한마디로 정의를 해보라고 한다면, 순정파 남자의 순애보 영화였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독하게 현실이 냉정하지만, 한 여자를 포기하지 않는 그 사랑은 끝없는 외로운 싸움으로 발길을 이끌게 됩니다. 나름 재밌고 본 영화이고, 즐겁게 보고, 스토리도 만족스러웠지만, 약간 아쉬운점이 남아서 그게 뭘까 뭘까 계속 고민하다가 깨닫게 된것은, 이 영화가 지나치게 극단적인 남성적 낭만에 빠져있다는 것을 알게 됬습니다. 깊숙한 내면까지 자세한 묘사를 하고 있는 주진모의 연기가 인상적인 반면, 유일한 여성 캐릭터는 그저 이야기의 흐름 안에서 존재만 하고 있다고 봐야 할듯 합니다. 아무래도 곽경택감독에게는 여성보다는 남성을 다루는 것에 능숙하고, 남자의 감수성과 욕망을 잘 그려내기에 그렇겠죠. 남자의 순애보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지만, 한쪽을 포기하고, 한쪽을 돋보이게 하는 전략은 깊은 공감이 일어나기 힘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채인호와 미주 역할을 맡았었던 주진모씨와 박시연씨에게는 제가 경상도사람으로서 드리고 싶은 말은 사투리로 연기한다고 고생많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아무래도 저는 약간 어색함을 느낄수 밖에 없었네요. ㅎㅎ 하지만 두분 다 정말 멋진 연기를 보여주셨습니다. 김민준씨의 악역은 정말 잔인할 정도로 무섭더군요. 아무도 김민준인줄 못 알아볼 정도로 확실한 연기변신을 하고 싶다며 건달역을 자청했다고 하시는데, 세세하고 섬세한 부분 하나하나 세밀한 악역묘사를 연출하셔서 더욱 영화에 몰입할수 있었고, 첫 촬영 당시에는 악랄한 건달로 완벽 변신해 있던 김민준을 현장 스탭들도 알아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담이지만, 인호의 친구 상우가 어머니한테 그렇게 욕을 하고 싸운 이유는 뭘까요. 꽤 비중을 담은 씬인듯 해서, 자세히 풀어나가게 될줄 알았는데, 아쉬운 결말이 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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