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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한국

[영화리뷰]나는 행복합니다 - 영화 보는 행복은 어디간겨





1. 전체개요

원제 : 나는 행복합니다(I Am Happy)

장르 : 드라마

개봉일 : 2009-11-26

러닝타임 : 113분

감독 : 윤종찬

출연 : 현빈 (만수 역), 이보영 (수경 역), 박노식, 이채은 (간호사 역) 등

평점 : (5/10)




영화개요

이청준의 소설 조만득씨를 각색하여서 윤종찬 감독이 만든 작품입니다. 병원생활이 오히려 행복한 사람이라는 원작의 설정에 끌린 윤종찬 감독은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과대망상성 정신분열증이라는 병을 앓게 된 조만수라는 인물이 소설에서는 강조되지 않았던 간호사  이수경과의 관계를 부각시켜, 조만수의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작 <조만득씨>

국내 최초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판소리 신드롬을 일으킨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의 원작소설 <서편제>와 <밀양>의 원작소설 <벌레이야기>등 유수의 걸작들을 탄생시켰던 故이청준 작가의 단편 소설입니다.




2. 줄거리 요약

자신이 처한 상황을 견딜 수 없어 과대망상증이란 병을 얻게된 만수. 치매에 걸린 엄마와 자살한 형이 남겨준 도박 빚. 이 모든 현실을 기억할 수 없는 정신병동에서의 하루하루가 그에겐 꿈 같은 나날들이다. 빈 종이에 자신이 서명만 하면 전세계 은행에서 통용되는 화폐가치를 지닌다고 믿는 만수. 그 말을 믿어주는 친구들, 그리고 주치의와 개인 간호사 수경이 있는 그 곳의 생활은 달콤하기만 하다. 항상 만수의 곁에서 수호천사가 되어주는 수경이 있어 만수는 더욱 행복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언제나 슬픔에 가득 차 있다.  연인에게 버림받고, 직장암 말기의 아버지를 간호하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수간호사 수경. 애인에게 버림받고 월급도 차압당하며 괴로운 현실들 뿐이지만, 자신에게 병원비에 보태라며 천만 원쯤은 개의치 않고 쥐어주는 만수가 있어 행복하다. 수경에게는 그의 과대망상증이라는 병이 자신을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 병원에서 강도 높은 치료를 받게 되는 만수, 점차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수경. 그들만의 행복한 시간은 끝을 보이기 시작 하는데... 




3. 개인적 리뷰

전혀 행복하지 않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 입니다만, 처음부터 대놓고 이야기 한다면 진부한 스토리입니다. 원작의 깊이를 살리지 못하고, 그냥 그저 그렇게 끝나는 영화였다는 느낌이 강하며, 정신병이라는 소재가 나쁜건 아닌데, 기승전결의 큰 굴곡이 없습니다. 기승전결의 큰 굴곡이 없는 영화는 거진 두가지로 분류된다고 생각하는데, 한가지는 정말 깊이가 있어서 큰 사건이 없어도 우리마음을 울리는 타입의 영화가 있고, 한 가지는 진부하게  상황이 그냥 물흐르듯 흘러가는 타입의 영화가 있는데, <나는 행복합니다>가 이 두번째 타입인듯 보여집니다. 



삶이 힘들고 고난의 연속이라는 리얼리티와 냉철한 현실 반영은 반겨야 마땅하지만 발단에서 전개, 전개에서 절정으로 가지않고, 끝나는 구성방식은 보는 사람으로선 힘들다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세가지 정도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는데, 이 세가지 시점의 분절화가 약간은 난잡하여 때론 영화에 깊이 몰두하는데 방해가 될때도 있고, 이야기의 연결을 찾아야 할 관객이 연결점을 찾지 못해 영화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현실을 바라보며 <나는 행복합니다>라고 반어적인 고백을 하는 영화의 메시지역시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보는 관객들은 도대체 이들이 저 힘든 삶가운데서 어떤 희망이 있기에 행복하다고 하는 것일까 답을 원하지만, 그에 대한 답이 없다는 것은 그저 관객을 낚기 위한 반어법이지 영화의 메세지로서의 반어법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과대망상증을 앓고 있는 조만수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인 간호사 이수경은 서로 오갈 데 없는 마음이 진정될 장소이거나 또는, 극중에서 서로의 아픔을 품어주는 그런 역할들이라는 건 잘 알겠는데, 영화를 보면 이들이 정말 서로를 품어주는 것인가,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린 것일까 때론 헷갈릴때도 있습니다. 서로가 그런 아픈 상처들이 있고, 힘든 상황인데다가 도저히 둘의 연결점(예를 들면 상대방이 가지지 않은 것을 가짐으로서 상대방을 품어주는)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강제적인 만남을 연출하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나름대로 현빈과 이보영은 열정을 가지고 연기에 진지하게 임한 것 같지만, 조금은 부족하게 받아 들여진다는 게 사실이고, 안타깝습니다.  다만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꽤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