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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한국

[영화리뷰]아내가 결혼했다 - 대한민국 일부일처제에 대한 도전




1. 전체개요

원제 : 아내가 결혼했다(My Wife Get Married)

장르 : 드라마

개봉일 : 2008-10-23

러닝타임 : 119분

감독 : 정윤수

출연 : 손예진 (주인아 역), 김주혁 (노덕훈 역), 주상욱 (한재경 역), 김병춘 (부장 역)등

평점 : (7/10)



영화개요

'일부다처'가 아니라 '일처다부'를 그린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며, 소설을 쓴 박현욱 작기는 국내문학상 중 가장 높은 1억원의 고료를 지급하는 세계문학상을 수상합니다. 



아내의 결혼?

극중에서는 실제로 법적인 이중결혼을 한 것이 아니고, 한남자와 결혼,한남자와 동거하는 식으로 위장되어 살림을 꾸리고, 당연히 각 부모와 친적간에는 그러한 사실을 모릅니다. 우리나라는 일부일처의 결혼이 법적으로 확립되있고, 아직까진 남성 편향적 지배의식이 자리 잡혀있기에, 이 영화의 소재는 굉장히 도전적이고, 특별합니다.




흥행

개봉 첫 주에 50만 관객을 동원하였으나 점차 줄어들면서 3주차에 147만 6000명을 끌어모으는 것으로 그칩니다. 그리고 소설책 <아내가 결혼했다> 또한 베스트셀러 치고는 그리 많이 팔린건 아니고, 20만부 남짓 팔린 수준 이라고 합니다.




엔딩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장소는 스페인 명문 축구클럽FC바르셀로나의 누캄프 구장이고, 제작진은 3개월 넘게 현지를 오가며 구단과 접촉하였으며, 때마침 스페인에 머물고 있던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지원도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엔딩 크레딧의 '스페셜 땡스'명단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누캄프 촬영 허가에 따른 협의 내용에 따라 2천만원 정도의 오디오 사용권을 지불했습니다. 10만명이 넘는 관중의 함성소리에 대한 저작권이라고 합니다.




2. 줄거리 요약

귀여운 외모와 넘치는 애교, 헌책을 사랑하는 지적인 면모와 남자 못지않은 축구에 대한 지식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인아(손예진). 말까지 잘 통하는 그녀를 만날수록 덕훈(김주혁)은 보통 여자와 다른 그녀의 특별한 매력에 점점 빠져든다. 하지만 평생 인아만을 사랑하고픈 덕훈과는 달리 덕훈을 사랑하지만 그만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며 살고 싶다는 자유로운 인아. 덕훈은 결혼만 하면 게임 끝일 줄 알았다. 인아의 휴대폰이 꺼져있던 어느 날 불안함에 폭발해 따져 묻는 덕훈에게 인아는 다른 남자와 잤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한다. 홧김에 이별을 선언하지만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고 커져만 가는 인아에 대한 그리움에 괴로운 덕훈. 오랜 고민 끝에 결론을 내린다.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할 자신이 없다는 인아를 독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결혼뿐이다. 덕훈은 인아의 자유로운 연애를 종식시키기 위해 그녀를 연애의 무덤인 결혼으로 데려가리라고 마음먹는다. 끈질긴 구애 끝에 결국 덕훈은 인아의 자유로운 연애를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그녀와의 결혼에 성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인아는 덕훈에게 충격 선언을 한다. 사랑하는 남자(주상욱)가 생겼다는 인아는 그 남자와도 결혼을 하겠다는 상상도 못할 제안을 한다.



3. 개인적 리뷰

워낙 소재 자체가 특이한 소재이고, 흥미가 동하는 이야깃거리인지라 관객들의 시선몰이를 한 영화이지만, 저에게는 그다지 탐탁지 않은 영화입니다. 영화속 아내로 나오는 인아는 굉장히 자유분방한 성격인 듯 한데, 희한하게도 자유분방이라는 단어와 그다지 가깝지 않은 프로그래머입니다. 저도 웹프로그래머 7년차라서 조금 아는데, 저런 아가씨가 개발일을 몇개월만 한다 해도 대번 그만둘거라 생각할 만큼 프로그래머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도 그거야 뭐 설정일뿐이라 생각하고 넘어간다지만.. 이 아가씨가 하는 말들..행동들 전부 저에게는 그다지 호락호락하게 들어주기 힘든 부분이 많았습니다. 극중에 남편인 노덕훈은 아내의 철없는 한마디, 어이없는 한마디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서, 꼭 주인아의 개방된 신념이 어떤 측면에서 틀린말은 아닌듯 부각되는 연출이 있지만, 아마 대부분의 성숙한 성인이 보고 느끼기에는 정말 철이 없다, 미성숙하다..라는 생각을 충분히 할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결혼과 가정이란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결혼식장의 주례에선 언제나 "신랑과 신부가 하나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라는 말로 시작하지만, 영화에서 일처다부를 주장하는 주인아는 어떻게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냐는 이야기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며 살고 싶은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며 살고 싶다는 멘트에서, 어쩜 저리도 유아적일수 있냐는 생각도 들지요. 뭐 그런 자기주장과 신념을 내려 놓고 서라도, 현실적으로 조금만 생각한다면, 거짓으로 속여가며 만든 가짜 가정생활을 자기 방식이라는 주장은 말 그대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이지요. 그리 당당하였다면, 한재경과 동침할 때, 노덕훈에게 전화해서, "나 이사람이랑 자요" 당당히 얘기하시고 같이 주무시지. 아무것도 모르고 한재경의 가정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부모님들을 속이고, 주변사람들을 속이고, 하물며 자라날 아이의 입장조차 배려 하지 않는 지극히 개인주의 적인 삶의 방식에 어이가 없을뿐 더러, 소설은 소설로 영화는 영화로 끝나야 한다는 생각만 가져봅니다.



그래도 영화 자체는 굉장히 잘만들어 져 있는 듯합니다. 약간 심각할수 있는 소재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어두운 느낌보다는 밝은 느낌이 강하고, 재치넘치는 유머스러운 씬도 꽤 많아서, 덤덤히 영화를 즐길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고뇌하는 노덕훈역을 김주혁이 굉장히 잘 소화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연기자들의 연기도 전반적으로 맡은 배역에 충실하여 몰입감이 뛰어났습니다. 한가지 꽤 재밌는 사실은 인류학자 머독의 보고에 따르면 전세계에 있는 각기 다른 인간사회 238곳 중에서 일부일처제를 유일한 결혼제도로 채택하고 있는 사회는 43곳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미지 출처 - Daum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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